일본작가 책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요새 내 심리에 대해서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수정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고민이 많아서 읽어 보게 되었다.

일단 내 회피형 성향의 원인에 대해 조금 알 것 같다.

뭐 모두 안정형의 감수성 높은 부모를 가진 건 아닐테니

나도 아닐 수도 있는 것이지.

이유는 알았으니 어떻게 고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알아봐야겠다.



발췌

애착이 안정된 사람은 힘들거나 괴로운 일이 있어도 꿋꿋이 이겨내고 행복한 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은 쉽게 흔들릴 뿐 아니라 사회에 잘 적응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주변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해 유독 고통을 겪거나 심각하게 고민하는 사람들 중에 애착이 불안정한 경우가 많다.


언뜻 평범한 가정에서 성장한 것처럼 보여도 본인의 뜻과 상관없이 부모에게 지나친 기대나 통제재를 받는 등 심리적 학대를 받은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들은 거의 대부분 심각한 애착장애를 안고 있었다.


아이는 원할 때만 자신을 보살펴주는 부모에게 기대나 바람 자체를 포기하는 방식으로 적응한다. 무관심한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는 부모에게 적응하기 위해 감정을 전혀 드러내지 않고 권력이나 돈만 믿게 된다.


아이의 일거수일투족을 간섭하고 자기 뜻대로 밀어붙여 아이의 주체성을 억제하고 무기력하게 만드는 부모도 있다. 


가장 중요한 요인은 어머니의 감수성이었다. 어머니가 아이의 변화나 징후를 놓치지 않고 재빨리 반응하는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아이의 애착이 안정돼 있었다.


회피형에 가까운 애착 경시형 참가자는 부모가 별 문제 없는 좋은 사람이라고 설명했지만, 구체적인 에피소드나 어린 시절 추억은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과거와 마주하지 못하고 기억을 차단하는 방식으로 마음의 평안을 유지한 결과였다.


자기개시(self-disclosure): 속마음을 감추지 않고 드러냄


회피형은 특히 감정에 얾매이기를 싫어한다. 어릴 때부터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방치되거나 울어도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 상황을 겪으면서, 욕구나 감정을 표현해도 아무 소용이 없고 쓸데없이 상처만 입는다는 사실을 배웠기 때문이다. 애착을 가지고 상대방에게 마음을 쏟아봤자 상처와 충격만 받을 뿐이다. 그러니 처음부터 아무것도 원하지 말고, 느끼지 말고, 사랑하지 않는 것이 가장 상처를 덜 받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회피형은 오랜 세월 진심이나 감정을 억제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살아왔기 때문에 자기 감정이나 기분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이런 사람에게 "기분이 어때?", "어떻게 생각해?", "어떻게 하고 싶어?"라고 물으면 "모르겠는데"라는 대답만 돌아온다. 거짓말이 아니라 본인도 정말 모른다. 그러니 이들을 방어적이라고 비판해봤자 소용이 없다. 당사자는 아무것도 감춘 게 없는데 소지품 검사를 당하는 기분이 들 뿐이다. 


회피형은 친밀한 관계가 형성되어 상대방에게 진심으로 애착을 느끼는 상황을 두려워한다. 그렇게 되면 상대방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상대방을 잃을 것을 두려워하고, 정말로 잃게 되면 상처를 받게 된다.


그런데 상대방에게 영향을 받거나 의존하기를 두려워한다는 말은, 바꾸어 말하면 마음 한구석에 그런 바람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일부러 단단한 갑옷으로 무장한다는 것은 상대방의 접근을 두려워하는 한편, 다가오기를 원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회피형의 응석은 상대방을 물건처럼 소유하고 지배하고 싶어 하는 방식으로 나타난다. 지시를 내려 자기 생각대로 따르게 하거나 자기 입맛대로 상대방을 움직이는 것이 이들이 응석을 부리는 방식이다.


이들은 자기 방식이나 관심사를 기준으로 결정하고 즐기기 때문이다. 함께 결정하려 하면 상대방에게도 자기 기준을 대입해버리기 때문에 도와주려고 접근하는데도 불편함이 느껴진다. 따라서 그들의 방식이나 관심을 공유하지 못하면 친해지기 어렵다는 점을 각오하고, 그들의 방식대로 따라야 한다.


회피형이 보이는 대인관계의 특징 중 하나는 상대방을 '이용 가능한가'로 바라본다는 것이다. 이용할 가능성이 있다면 상대방에게 관심을 기울이지만 그렇지 않으면 즉시 관심을 꺼버린다. 연인이나 배우자 관계에서도 그런 경향을 보이기 십상이다. 잠자리를 하고 싶거나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을 때, 일 문제로 도움을 받아야 할 때는 누군가를 기억하고 연락을 취하지만 볼일이 끝나면 잊어버린다.


회피형은 감정 표현이나 세심한 배려에 서툴다. 상대방에게도 바라지 않는다. 사교적인 말을 장황하게 늘어놓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고 오히려 이상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만큼 직설적인 표현으로 전하고 싶은 말을 명확히 전해야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정서적이고 애매한 표현보다 단순하고 이해하기 쉬운 표현을 사용해야 한다. 


회피형은 따뜻한 공감에는 별 관심이 없고, 문제를 해결하는 쪽에만 관심을 기울이기 때문에 어정쩡한 조언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자신에게 보여주는 공감은 가식일 뿐이며, 그런 동정은 받아봤자 아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회피형은 그보다 실질적인 도움을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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